
글로벌 사우스 AI 도약이 전하는 교훈
서론: 인지적 이주를 바라보는 시선
생성형 AI의 가속으로 촉발된 변화는 저자의 40년 기술 산업 경험처럼 미국 중심의 관점에서 자주 논의된다. 그러나 미국 밖으로 시선을 넓히면,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인지적 이주가 화이트칼라 지위 하락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향한 도약으로 읽힌다.
신뢰와 기대의 격차
2025 에델만 트러스트 바로미터에 따르면 기업의 AI 활용에 편안함을 느끼는 미국인은 3분의 1 미만인 반면, 인도·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에서는 약 3분의 2가 편안함을 표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 일자리의 60%가 AI 영향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고, 서구 언론은 자동화 불안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글로벌 사우스는 AI를 교육 개선, 의료 강화, 농업 현대화, 개발 촉진의 수단으로 바라보지만, 일자리 축소, 윤리, 알고리즘 편향, 접근성과 역량 격차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AI는 기회: 사례로 본 전환
교육에서의 인지적 이주 사례
나이지리아의 세계은행 지원 방과후 튜터링은 학습자 맞춤 AI를 통해 6주 만에 거의 2년치 학습 성장을 이끌었다. 교원 부족 지역에서 이는 단순 개선을 넘어 미래를 바꾸는 수준의 성과다.
헬스케어의 인지적 이주 확장
인도 농촌 클리닉에서는 유방암·결핵 등 질환을 조기 선별하는 AI 진단 도구가 의사 부족을 보완하며, 제한된 의료 자원의 도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농업 현장의 인지적 이주
케냐에서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개발한 PlantVillage Nuru 앱이 스마트폰 사진만으로 작물 병을 판별해, 생계형 농가가 수확 위협을 조기에 식별·대응하도록 돕는다.
다만 이러한 도약은 종종 북반구 기관과 자금에 의존해 추진되며, 외부 파트너십이 종료되면 현지 노력이 멈출 위험이 있다. 말하자면 빌린 기반 위의 도약이다.
진전의 장벽: 인프라·데이터·역량·거버넌스
신뢰할 만한 전기·광대역 보급의 불균형, 희소하거나 편향된 로컬 데이터, AI를 개발·감독할 전문 인력 부족, 미비한 규제 체계는 프라이버시 침해, 착취적 노동, 알고리즘 편향의 위험을 키운다. 혜택이 도시에 집중되고 농촌이 배제될 경우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사우스에서 편안함이 높은 것은, AI가 안정된 일자리를 위협하는 존재라기보다 오랜 격차를 메울 도구로 기대되기 때문이며, 제도에 대한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도 영향을 미친다.
숨은 비용과 노동의 그늘
글로벌 AI 경제는 데이터 주석(라벨링)과 콘텐츠 검수 같은 대규모, 반복적이며 정서적으로 소모적인 업무에 의존하지만 가치 대비 보상은 낮다. 인도·필리핀의 BPO와 콜센터 산업은 언어·루틴 업무·고객 응대를 자동화하는 챗봇과 플랫폼의 부상으로 압박을 받고 있으며, 노동자들은 현재의 이동이 자신을 앞당길지 뒤로 밀어낼지 불안해한다.
여러 경로, 하나의 목적지
서구에서는 안정된 커리어의 대체를 우려하고, 글로벌 사우스는 발전 가속의 기회를 본다. 인지적 이주는 오직 진보도, 오직 상실도 아닌 동시적 경험이다. 같은 기술이라도 맥락에 따라 역량 강화로, 혹은 위협으로 체감된다.
불균등한 항해와 설계 원칙
미래는 확정되지 않았다. 적응에는 회복력뿐 아니라 상상력이 필요하다. 투자 없는 추출, 포용 없는 자동화, 안전장치 없는 혁신, 신뢰 없는 배치는 부작용이 아니라 경고 신호다. 인도네시아 정책 자문가 투후 누그라하가 말하듯, 포용과 신뢰를 설계 단계에 내재화하는 모델이 세계적 반발을 완화하는 길이다.
결론: 함께 설계하는 세계적 여정
인지적 이주는 지역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 여정이다. 누구의 경험을 중심에 두고 현명하게 설계하느냐가 AI의 미래, 더 나아가 인간다움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