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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05일 15:02
AI 데모와 현실의 간극, 기업 해법은 에이전틱 디자인 패턴
기사 요약
- 지난 2년간 자율 에이전트 데모가 넘쳤지만, 실제 운영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배포는 여전히 어렵고 다수의 AI 프로젝트가 가치를 내지 못하고 있다.
- 구글의 안토니오 굴리는 더 똑똑한 모델이 아니라 아키텍처가 해법이라며, 에이전틱 디자인 패턴과 다섯 가지 핵심 패턴(리플렉션·라우팅·커뮤니케이션·메모리·가드레일)을 제시한다.
- 트랜잭션 안전성, 에이전트 궤적 평가, 비평 패턴으로 신뢰성을 높이고, 단일 범용 모델에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과 전문화된 멀티에이전트 시대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다.
서론: 데모의 열광과 배포의 현실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은 거대한 숙취를 앓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항공권 예약, 코드 작성, 데이터 분석까지 해내는 자율 에이전트 데모가 쏟아졌지만, 실전 배포에서 신뢰할 수 있는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MIT의 Project NANDA는 약 95%의 AI 프로젝트가 재무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샌드박스에서 현장으로 이동하는 순간 엣지 케이스, 환각(hallucination), 통합 실패의 벽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글의 안토니오 굴리(CTO 엔지니어링 오피스 디렉터)는 업계가 에이전트를 복잡한 소프트웨어가 아닌 ‘마법 상자’로 착각해 왔다고 말한다. 그는 “AI 엔지니어링은 본질적으로 다른 공학과 다르지 않다. 지속 가능한 것을 만들려면 최신 모델과 프레임워크만 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굴리는 해법으로 더 똑똑한 모델이 아닌 더 나은 아키텍처, 즉 에이전틱 디자인 패턴을 제시한다. 1990년대 객체지향에 질서를 가져온 ‘Design Patterns’에 대한 오마주인 그의 책은 에이전트가 어떻게 사고하고 기억하며 행동할지에 대한 21가지 기본 패턴을 정리한다.
엔터프라이즈 생존 키트: 다섯 가지 즉효 패턴
리플렉션(Reflection): 생각-실행-자기평가의 루프
가장 큰 전환은 단순 자극-반응식 챗봇에서 자기 성찰이 가능한 시스템으로의 이동이다. 표준 LLM은 즉시 답하려다 환각을 일으키기 쉽다. 리플렉션 패턴을 적용한 에이전트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뒤, 스스로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해 사용자에게 제시한다. 이 내부 피드백 루프가 오답과 정답을 가르는 갈림길이 된다.
라우팅(Routing): 비용을 지키는 지능형 분기
생각할 줄 아는 에이전트가 다음으로 갖춰야 할 것은 효율성이다. 라우팅 레이어는 요청 복잡도를 진단해 간단한 일은 빠르고 저렴한 모델로, 복잡한 추론은 대형 모델로 보낸다. 이 구조는 ‘신(神) 모델’ 하나에 모든 요청을 던져 추론 비용이 폭증하는 사태를 막는다. “모델이 다른 모델, 혹은 동일 모델의 다른 시스템 프롬프트/기능으로 라우팅하는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굴리의 설명이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도구 접근과 표준화
현실 세계와 연결되려면 검색, 질의, 코드 실행 같은 도구에 접근해야 한다. 과거에는 LLM을 데이터베이스와 잇기 위해 깨지기 쉬운 커스텀 코드를 작성하곤 했다. 이제 Model Context Protocol(MCP)이 AI용 USB 포트처럼 표준화된 연결을 제공한다. 이 표준은 에이전트-투-에이전트(A2A) 통신으로 확장되어, 특화된 에이전트들이 복잡한 작업을 협업하도록 돕는다.
메모리(Memory): ‘금붕어’ 문제에 대한 처방
똑똑하고 빠른 에이전트라도 기억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메모리 패턴은 장시간 대화에서 지시를 잊어버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상호작용과 경험을 어떻게 저장·검색할지 구조화한다. 굴리는 “메모리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에이전트 품질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가드레일(Guardrails): 안전과 컴플라이언스의 경계선
에이전트가 책임이 되어선 안 된다. 가드레일은 “착하게 행동하라”는 프롬프트를 넘어, 데이터 유출과 무단 행동을 막는 아키텍처적 점검과 에스컬레이션 정책을 포함한다. 도움을 주려다 사적 데이터를 노출하거나 되돌릴 수 없는 명령을 수행하지 않도록, 권한 범위 밖 행동을 차단하는 ‘강한’ 경계를 사전에 정의해야 한다.
신뢰성 강화: 트랜잭션 안전성과 테스트
체크포인트와 롤백: 데이터베이스에서 배운다
이메일을 읽고 파일을 수정할 수 있는 자율 에이전트는 통제가 벗어나면 위험하다. 굴리는 데이터베이스의 트랜잭션 안전성 개념을 차용해, 에이전트 행동에 체크포인트와 롤백을 도입하자고 제안한다. 검증되기 전까지 모든 행동은 잠정 상태로 두고,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안전 지점으로 되돌려 흔적을 되감는다. 이 ‘되돌리기 버튼’이 있어야 시스템 쓰기 권한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에이전트 궤적(Agent Trajectories)과 비평(Critique)
전통적 단위 테스트는 출력 값만 본다. 그러나 에이전트는 정답에 도달했더라도 과정이 위험할 수 있다. 에이전트 궤적 평가는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의사결정과 도구 사용 전체 순서를 분석해, 결과뿐 아니라 과정의 건전성을 검증한다. 여기에 별도의 특화 에이전트가 주 에이전트를 평가하는 ‘비평’ 패턴을 더하면, 오류 전파를 막는 자동 동료심사 체계가 완성된다.
미래 대비: 프롬프트에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으로
전문화된 멀티에이전트의 부상
2026년을 향해 단일 범용 모델의 시대는 저물고, 검색·이미지 생성·영상 제작 등 업무별로 특화된 에이전트의 함대가 주류가 될 전망이다. “모델은 여전히 두뇌이지만, 에이전트는 서로 소통하며 협업하는 다중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게 굴리의 예측이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정보 흐름과 상태의 설계
개발자의 핵심 역량은 영리한 문구로 모델을 구슬리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모델이 ‘보는’ 컨텍스트를 설계·관리하는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으로 이동한다. 정보 흐름을 설계하고 상태를 다루며 맥락을 큐레이션하는 이 역량이, 모델 그 자체보다 AI의 ‘배관’을 개선해 가시적 가치를 만든다. 이때 에이전틱 디자인 패턴은 설계의 공통 언어이자, 신뢰 가능한 에이전트 아키텍처의 토대가 된다.
결론: ‘AI를 위한 AI’가 아니라 비즈니스 문제에서 출발
유행을 좇기보다 명확한 비즈니스 문제 정의와 그에 맞는 기술 활용에서 출발해야 한다. 에이전틱 디자인 패턴을 채택하고, 가드레일·메모리·라우팅·리플렉션 등 핵심 구조를 체계화하며, 트랜잭션 안전성과 궤적 평가로 운영 리스크를 관리할 때 데모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좁혀진다. 결국 에이전틱 디자인 패턴은 과열된 기대와 기업의 바텀라인을 연결하는 실천적 설계 지침이다.